본문 바로가기
볼거리 이야기

킬빌2 리뷰. 칼을 간 그녀의 복수는 이제부터다.

by 개아범요 2022. 12. 28.

킬빌2 리뷰
킬빌2 포스터

 

잔인함이 주는 미학

 

 나는 개인적으로 잔인한 영화를 보는 것에 큰 꺼리낌이 없는 편이다. 비위가 강하기도 하고, 웬만큼 잔인한 장면을 봐도 더럽지만 않다면 크게 위축되지 않는다. 그래서 다들 잔인하다고 이야기하는 "쏘우" 시리즈나 "데스티네이션" 시리즈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킬빌은 1편에서부터 굉장히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와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사실 내가 킬빌 2를 볼 때는 1을 언제 봤었는지 기억도 안 났지만 2편을 보면서 아 1편에 이런 내용이 있었지 하며 영화를 봤던 것 같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참 특색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유혈이 낭자한 장면에서의 흑백처리라던가 그 외의 촬영 앵글 같은 연출 면에서도 물론 뛰어난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다른 의미에서 그에게 점수를 주고 싶다. 다들 알다시피 킬빌 시리즈는 아주 잔인한 영화에 속한다. 내 생각에 감독이 이 잔인함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더 브라이드의 복수심이 이 정도로 지독하게 독이 올라있음을 나타내려고 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러한 부분이야 말로 감독이 실제로 추구해야 하는 바라고 생각하며 이런 측면에서 영화를 보게 되면 잔인한 장면에서도 더 브라이드에게 동정심 마저 생겼던 나였다.

 

어차피 복수가 성공할 거 다 알고 있다!

 

 더 브라이드의 복수 상대는 빌을 포함해 총 5명이었다. 킬빌 2에서는 1편에서 처리한 오렌 이 시, 버니타 그린을 제외한 버드, 엘, 빌에 대한 복수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영화는 문제의 결혼식에서 어떻게 참사가 일어났는지를 보여준다.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암살자로서의 인생을 끝내고 평범하게 가정을 꾸리려고 했던 더 브라이드. 결국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후 아이를 잃은 엄마의 마음으로 복수를 다짐하게 되었다.

 그는 먼저 버드에게 찾아가지만 미리 버드의 형인 빌이 곧 죽이러 올 테니 대비하라고 경고하게 되고, 버드는 만반의 준비를 해서 더 브라이드를 제압하는 데 성공하게 된다. 그렇지만 모든 빌런이 그렇듯 버드도 알아서 묫자리로 들어가는 캐릭터였다. 칼 한 자루 엘에게 팔겠다고 연락했다가 엘이 준비해 온 무언가에게 당해서 죽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엘은 암살자로서 더 브라이드를 증오한 것인지 존경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본인이 직접 더 브라이드를 죽이려고 한다. 팽팽하던 접전 끝에 엘 마저 제압하게 되는 더 브라이드. 여기서 제대로 잔인한 장면이 나오니 영화 보실 분들은 마음의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빌에게 찾아가 죽은 줄 알았던 딸을 발견하고는 잠시 휴전 후 딸을 재운뒤 스승님에게 배운 필살기와 같은 기술로 복수를 감행하는 더 브라이드.

영화를 보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었듯이 더 브라이드의 복수는 성공해야만 하고 그럴 거라고 생각했을 거다.

 다만 그 과정이 얼마나 처참하고 절실한지를 보여주는 영화 킬빌. 분명 액션영화로 보아도 재미있는 영화임에는 분명하지만 더 브라이드의 심정으로 영화를 보게 된다면 또 다른 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승이 더 브라이드에게만 전수한 기술의 의미가 바로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앞서 말했듯 스승은 더 브라이드에게만 필살기를 전수하게 되는데, 이는 더 브라이드만이 이 기술을 익히게 되더라도 남용하지 않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상대에게 쓰게 될 것이라는 것을 스승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이 전수받은 필살기의 의미가 재력 혹은 권력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재력이나 권력이 주어졌을 때 그것을 제대로 대업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자만이 그것을 가질 자격이 있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 사회의 재력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모습인가? 좋은 일, 다수를 위한 일에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보다는 오히려 더 가지려고 혹은 과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는 않은가? 감독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것 같다. "당신이 만약 권력이나 재력을 가진 자라면,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또한 그것을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를 깊이 생각하고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며 또한 그것을 소유한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의 확대해석일 가능성도 있겠지만 말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