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생각이 나 리뷰하게 된 영화 동감
얼마 전 와이프와 어떤 영화를 볼까 하며 찾다가 동감이 리메이크되어 나온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오늘 리뷰 할 영화는 2000년에 나온 동감 원작(유지태 배우와 김하늘 배우 주연)이다.
당시 나는 고등학생이었고 유지태의 넓은 어깨가 한창 부러울 나이었다. 거기다가 하늘색 머리와 당시 유행했던 테크노백이 잘 어울리는 유지태의 모습은 내 눈에도 정말 멋있었고. 22년 전 김하늘의 모습은 아주 앳되고 순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추억 속에 있던 동감이란 영화를 이번 계기로 다시 한번 꺼내 보게 된다니 감회가 아주 새롭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의사소통. 전혀 새로운 소재
지금와서 생각해 보니 드라마 '시그널'의 원작이 이 동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은(김하늘)은 1979년에 살고 있는 대학생이고 지인은 2000년에 살고 있는 대학생이었다. 이 둘이 고장 난 무전기를 통해 서로 대화하고 교감하며 일어나는 일들을 그려낸 영화이다. 당시로서는 아주 신박한 소재라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고 괜스레 집에 있던 고장 난 옛날 무전기와 라디오를 꺼내 만지작거리곤 했다. 극 중에서는 유지태가 한창 김하늘과 교신을 하다가 무전기 장비를 번쩍 들어 올렸는데 꽂히지 않은 콘센트가 대롱대롱 움직이는 장면이 있었고, 난 자신 있게 집에 있던 무전기와 라디오에 배터리도 꽂지 않은 채 만지작거려봤던 기억이 있다.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다른 시간대에 있음을 깨닫다.
극중에서 소은과 지인은 무전을 하면서도 서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넘어가곤 했었는데 이 둘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서로 다른 시간대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둘은 신라대학교 시계탑 앞에서 2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하는데, 당연하게도 소은은 4시까지 기다렸으나 지인을 만나지 못했고 지인도 4시까지 비를 맞으며 기다렸지만 소은을 만날 수 없었다.
이날 밤 무전을 하며 왜 약속장소에 나오지 않았는지에 대해 따지게 되는데 지인은 비를 두시간이나 맞으며 기다렸다고 이야기하고 소은은 오늘은 비가 오지 않았는데 무슨 말이냐고 하던 과정에서 무언가 문제가 있음을 깨닫게 되고 결국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
지인은 소은과 같은 학교 같은 학번 출신인 부모님의 이름을 대며 혹시 부모님을 알고 있는지 물어보았는데, 사실 아버지는 소은이 짝사랑하던 선배였으며 어머니는 소은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아주 잘 아는 사이였지만 소은은 지인에게 그 둘에 대해 모른다고 이야기하고는 짝사랑을 포기하고 친구와도 거리를 두게 된다.
하지만 부모님의 대학시절 사진을 보던 지인은 소은과 본인의 어머니가 함께 찍은 사진을 보게 되고 소은이 자신의 아버지를 짝사랑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복잡해 졌다.
이후 지인은 2000년의 소은을 찾게 되는데 자신의 학교에 교수로 재직하던 그녀가 얼마 전 지방으로 학교를 옮겼다는 것을 알게 되어 찾아가게 되고 대학교의 교수로 있는 소은을 멀리서 바라보기만 한다.
그날 집에 돌아와 왜 며칠간 무전이 되지 않았냐는 소원의 말에 여행을 다녀왔노라고 당신을 보러 갔다 왔는데 잘 살고 있더라고 이야기한다.
흔하디 흔한 사랑이야기 일지 몰라도 뭔가 가슴이 뛰게 만드는 영화
혹자들은 흔한 사랑타령 하는 영화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시간과 사랑과 운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소은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미래가 정해져 있는 사랑을 느끼는 기분은 어떨까? 그게 내가 짝사랑하는 사람의 미래라면? 또한 그것이 내 가장 친한 사람과의 관계라면? 여러모로 머리 아픈 일이라는 건 사실이겠으나 그마저도 담담히 받아들인 소은이 나는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캠퍼스의 여자친구를 두고 2000년대의 소은에게 아무 일이 없길 바라며 직접 찾아 나서는 지인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 생각한다면 그 역시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이 영화는 우리에게 단순한 사랑이야기를 전한다기보다는 결국 현실에 충실한 것이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알려주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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