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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이야기

올드보이 리뷰 잃어버린 15년 그를쫓는 5일

by 개아범요 2023. 1. 5.

올드보이 리뷰 포스터
올드보이 포스터

 

명작 중의 명작 올드보이

 

 아마 나와 동년배의 독자들은 이 영화를 한 번쯤은 보았으리라 생각한다. 너무 명작이라 시간상 여러 번 돌려보는 건 힘들겠지만 리뷰 영상이라도 유튜브에 있는 것은 다 찾아보았다는 누군가의 댓글도 보았다. 그만큼 2003년 당시 모두를 충격에 빠뜨릴만한 근친상간을 주제로 한 영화였고 박찬욱의 감독성을 다시 한번 널리 알린 영화였다. 그 뿐 아니라 미도 역의 강혜정 배우도 올드보이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대 배우로 성장하게 되었다.

 이 영화에서는 오대수(최민식 배우)가 갇혀있던 독방 뿐 아니라 미도의 집 벽지조차도 어두운 분위기였던 올드보이, 또 그에 반해 우진의 팬트하우스는 완벽하게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으로 두 사람의 심리적 상태나 현 상황까지 주변환경으로 연출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초반에는 이 어두운 분위기는 뭔지, 또 도대체 스토리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것인지 온통 의문투성이였을 것이다. 그리고 전체적인 진행방향조차도 마지막까지 비밀스럽게 전개된다. 이윽고 우진의 팬트하우스에서 지금껏 숨겨져 있던 모든 비밀이 공개되고 영화를 보던 관객들은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던 영화 올드보이, 지금부터 리뷰를 시작하겠다.

 

지독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우진의 복수

 

  우진은 오대수에 대한 복수를 위해 지독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의 철저한 계획으로 복수를 감행한다. 술에 만취한 오대수조차도 잊지 않는 딸의 생일에 그를 납치하고 15년간 감금하는 것으로 모자라 강도 살해를 당한 그의 아내의 사건 용의자로 오대수가 지목되도록 까지 만든다. 독방에서 그것을 TV를 통해 지켜볼 수밖에 없던 그는 개미환상에 시달리며 한차례 정신을 잃게 된다.

 그 뿐 아니라 그와 미도에게 최면을 통해 어떤 행동에 본능적으로 이끌리도록 장치를 심어 두고, 독방에서 내보낼 때 지급했던 모든 장신구와 복장에 도청장치를 심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한다. 아무것도 모르던 오대수는 우진이 설계한 대로 따라갔고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 넘으며 결국 자신을 자책하게 되어 스스로 혀까지 자르게 한다.

 그 상황에서도 우진의 복수는 끝나지 않았다. 자신의 심장을 멈추게 하는 장치라며 소개 했던 장치를 오대수에게 흘리고 돌아서는 우진의 뒤로 대수는 버튼을 눌러보지만 대수와 미도가 선을 넘을 당시의 소리만이 드넓은 펜트하우스 전체에 울려 퍼질 뿐이었다.

 이 모든 과정들이 영화속에서는 정말 디테일하게 연출된다. 대수가 자신이 갇혀있던 독방을 운영하는 곳을 군만두 맛으로 찾아낸 후 보스의 생니를 하나씩 뽑을 때는 그가 얼마나 처절한 상황인지를 말해준다. 물론 뒤이은 유명한 망치 액션신에서 대수는 아무리 각목이나 배트로 맞아도 일어서고 또 일어서며 더 이상 처절할 수가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설에서 나온 피에 젖은 그를 택시에 태워주던 행인이 우진이었다는 사실과 택시 창문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하는 "잘가라 오대수" 대사는 보는 이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모든 스토리를 알게 된 당신은 누가 나쁜사람이라 생각하는가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은 아마 많은 가치관의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엔 15년간 갇히는 오대수의 모습을 보며 연민의 정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우진의 복수가 점점 진해질수록 우진이 절대 악으로 비쳤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우진은 늘 이야기한다. 누구냐가 아니라 왜 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비슷한 대사를 우진이 뱉어 내지만 그 의미를 후반부에 가서나 알게 되었다. 오대수의 말 한마디로 인해서 누군가가 목숨을 잃게 되었다는 것을. 

 철없던 시절 말 한마디 잘못한 것으로 그렇게까지 할일이냐고 생각하겠지만 그 결과 아끼던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또 어찌 보면 말을 꺼낸 것은 대수였지만 사방으로 그 소문을 퍼뜨린 주환이 독방에 갇혔어야 하는 건 아니었을까?

 이처럼 이 영화는 선과 악의 구분조차도 우리에게 다시한번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바로 이것이 박찬욱 감독 연출의 힘이며 최민식, 유지태 배우의 명연기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본 이후로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찾아보게 되었고 그는 나날이 대작들을 만들어 내며 대감독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그는 또 어떤 영화로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게 될지 그의 팬으로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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