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도원의 이야기로 시작
유목형(허준호 배우)은 한 기도원에서 추앙받는 사람이었다. 신도들의 배신으로 구치소에 수감되지만 칼로 허벅지를 찌르고 발바닥을 긋고 집단으로 폭행을 가해도 유목형은 꿈쩍하지 않는다. 이런 그의 모습에 죄수들마저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이 이상한 존재 유목형으로 부터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다.
담당 형사(정재영 배우)마저도 그에게 설득당해 유목형이 원하는 복수를 해 주었고 그와 함께 갱생불가의 사람들을 데리고 살게 된다. 이후 유목형의 죽음으로 그의 아들 해국(박해일 배우)이 마을에 오게 되고, 그는 어딘가 이상한 마을의 모습을 보며 의구심을 갖는다. 특히 슈퍼를 운영하는 영지(유선 배우)에게 마을의 남자들이 밤에도 수시로 들락거리는 모습을 보며 무언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아버지의 장례가 끝나도 돌아가지 않고 머물며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영화이다.
범죄자에 대한 갱생
천용덕과 유목형의 목표는 같았다. 범죄자에 대한 갱생이었다. 하지만 둘은 원하는 결과는 같았으나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너무나도 달랐다. 유목형으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방법으로 그들을 갱생시키려 했고 마을 땅을 헐값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자신이 데려온 범죄자들을 이용한다. 유목형은 천용덕을 살해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유목형을 빌미로 영지마저 천용덕에게 이용당하게 된다.
결국 모든 사건은 삼덕기도원의 모든 신도들의 죽음에서 시작되었고 천용덕의 동료경찰이 유목형을 범인으로 지목함으로써 이런 인들이 벌어지게 되었는데, 영지가 알고 있는 사실은 그것과 달랐다. 차 안에서 천용덕의 뒤쪽에 묻은 피를 발견했던 것을 이야기하며 사실 모든 일은 천용덕이 저지른 짓이었고 증거를 내놓으라는 말에 모든 증거가 있는곳을 알려주고 천용덕은 자살을 택하게 된다.
결국 범죄자들을 갱생하겠다던 형사 자신이 어찌보면 최후의 빌런이나 다름없었다.
긴 러닝타임에도 지루하지 않은 영화 그리고 결말은
이 영화는 2시간 40분정도의 러닝타임을 보여주는데,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면서 전체적으로 지루할 틈이 없는 영화였다. 원작인 웹툰이 80화 정도인데 이 많은 이야기들을 모두 영화 안에 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이 영화는 결말에 대한 많은 의문점이나 해석이 있는데 그에 대해 하나씩 풀어보도록 하겠다.
첫번째로 유목형은 노환에 의해 사망한 것인가이다. 천용덕은 유목형을 언제든 죽일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했고, 영화 끝부분에서 영지는 유 선생님께서는 스스로 돌아가셨다라고 말한다. 영화 내에서는 사인에 대해 설명하진 않았다. 특히 스스로 돌아가셨다는 말은 자살이라고 볼 수도 있겠고 아니면 누군가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대로 되도록 두었다라고 표현할 수 도 있을 것 같다.
영화의 마지막에 아버지의 제삿날에 다시 마을을 찾은 유해국과 영지는 마주보며 미소를 짓는데, 이때 해국은 아버지의 사망소식을 전해준 자가 영지임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여기에서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 도대체 영지는 어떤 사람이냐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천용덕의 모든 증거들을 모아놓고 유목형이 사망할 날을 기다려 유해국을 마을로 불러들여 자신이 지금까지 당한 것들에 대한 복수를 감행하는 엄청난 설계자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천용덕의 자살 이후 그의 모든 자산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으로 볼 때 호적상으로도 무언가를 해 두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찌 보면 가장 무서운 사람은 영지일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기도원 학살은 어떻게 일어난 일일까? 앞서 천용덕이 기도원 모든 사람들을 죽였다고 밝혔는데 그에 앞서 유목형은 두시간정도 기도원에 다녀왔음에도 간 적이 없다고 차 안에서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결국 그는 천용덕의 학살에 암묵적인 동의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화 내에서 "진짜 악마는 마음을 훔친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유목형은 악마들의 마음을 훔쳐 본인의 복수에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는 이끼라는 웹툰을 못 본 상태로 영화를 먼저 보게 되었는데, 영화에 대한 후기들이 대부분 웹툰의 내용을 전부 다 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많았다. 영화로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반응은 조금 당황스러웠고, 웹툰을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작도 못하고 있다. 영화를 보았을 땐 그렇게 궁금했는데 먹고사는 게 힘들다 보니 웹툰을 볼 여유조차 나에게는 없는 모양이다.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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